희망풍경 우리 동네 이회장님, 이상교 할아버지 71세 척추 장애 지체 장애인, 경상남도 김해시 시골 마을 이장 총무 지부장, 5년 전 대장암 수술, 아내, 우리 동네 이 회장님 희망풍경 924회
EBS 희망풍경 924회 '우리 동네 이 회장님' 방송 소개 ( 희망풍경 2018년 8월 19일 방송 )
주내용 : 이상교 할아버지 71세 척추 장애 지체 장애인, 경상남도 김해시 시골 마을 이장 총무 지부장, 5년 전 대장암 수술, 아내, 우리 동네 이 회장님
편성 : EBS1 (일) 06:30
희망풍경 924화 우리 동네 이 회장님
■ 우리 동네 이 회장이 떴다!
경상남도 김해시의 시골 마을.
이곳엔 매일 아침 동네 순찰로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시작하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해 나이 71세의 이상교 할아버지.
과거 10년이 넘는 세월 마을의 이장을 도맡아 했던 할아버진 아직도 동네 곳곳을 누비며 밤사이 홀로 사는 노인분들의 댁에 문이 부서지진 않았는지, 가스통이 망가지진 않았는지 살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마을에서 나고 자라 일평생을 이곳에서 보낸 상교 할아버진 이웃들로부터 불리는 이름이 다양하다.
마을에선 전 이장으로, 경로당에서 총무로, 마을 노인들이 함께 모여 배우는 파크 골프장에선 회장으로, 인근의 장애인협회에선 지부장 불린다.
잔정 많고 리더십까지 있어 마을 사람들이 부탁하는 일이라면 뿌리치지 못하고 나서서 처리하는 이상교 할아버진 척추 장애로 등과 허리가 굽은 지체 장애인이다.
■ ‘이 회장’으로 이뤄간 할아버지의 꿈
척추 장애로 인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고 현재 키가 143cm 정도인 할아버진 5살이 되던 해, 대청마루에서 혼자 놀다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척추 장애를 입게 됐다.
대농인 종갓집에서 태어나 비교적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할아버지 또한 장애로 인한 설움은 피해갈 수 없었다.
친구들의 놀림은 물론, 장애로 인해 시골의 문턱은 넘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온 세월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진 장애로 인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누구보다 성실한 농부로 살아왔다.
논농사와 소 축사를 운영하며 마을 사람들로부터 점차 그 성실함을 인정받아 갔고 마을 이장일과 경로당의 총무 등을 맡으며 점차 자신감을 회복해 나갔던 것이다.
물론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바깥일을 많이 하고 다니는지 가족들도 모르는 건 아니다.
단지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몸을 생각해 이제는 좀 쉬며 노후를 즐기라는 게 아내와 자식들의 생각이다.
■ 여보! 일 좀 줄이소!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해 둘째 아들은 100마리의 소 축사를 물려받아 운영해 가는 중이다.
물론 깐깐하고 부지런한 상교 할아버지의 마음에 100%의 만족은 없지만 아들 내외의 도움으로 인해 숨 돌릴 여유를 찾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할아버진 그 열정을 더욱 열심히 바깥으로 쓰고 있으니 가족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5년 전, 우연히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고 큰 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니 상교 할아버지에 대한 가족들의 걱정은 날이 갈수록 더욱 커져만 간다.
가족들의 잔소릴 뒤로 하고 오늘도 새벽 일찍이 기상해 부지런히 나갈 채비를 서두르는 상교 할아버지, 오늘도 역시나 할아버지가 길을 나서자마자 동네 여기저기서 할아버질 불러세우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을 사람들의 일을 다 해결해주고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할아버지, 그런데 몸이 좋지 않아 하루 내 누워있었다는 아내의 모습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돌아보면, 지금껏 수십 년 마을에서 ‘이 회장’으로 불리며 여러 일을 돌볼 수 있었던 건 아내의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바깥 일을 살피느라 정작 아내의 건강에 소홀했던 시간을 돌아보는 할아버지. 읍내에 나가 아내가 좋아하는 과일과 파스를 사와 마음을 전한다.
아내 또한 일을 줄이라 잔소릴 늘여놓긴 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한평생을 함께 했고, 또 앞으로 남은 날들을 함께할 작지만 위대한 우리 동네 이 회장, 상교 할아버지가 가는 길을 연석 할머닌 오늘도 뒤따를 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직 건강하게만 여생을 함께하자 바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