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풍경 영광 모시송편 부부, 김응모 사장 아내 이필남, 모싯잎 송편 마을 부부 떡집, 택배 가격, 전남 영광 송편 빚는 마을, 잃어버린 1년의 기억, 모싯잎 익어가는 계절 희망풍경 929회
희망풍경 영광 모시송편 부부, 김응모 사장 아내 이필남, 모싯잎 송편 마을 부부 떡집, 택배 가격, 전남 영광 송편 빚는 마을, 잃어버린 1년의 기억, 모싯잎 익어가는 계절 희망풍경 929회
희망풍경 929회 영광 모시송편 부부 2018년 9월 23일
■ 전남 영광의 송편 빚는 마을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한창 바쁘게 돌아가는 마을이 있다. 바로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 해안도로를 끼고 자리한 모싯잎 송편 마을이다. 굽이굽이 펼쳐진 해안 도로를 따라, 또 숨은 골목길 곳곳에 자리한 모싯잎 송편 가게는 이 지역에만 100여 개가 넘는다.
굴비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자리 잡은 ‘모싯잎 송편.’ 모양새는 투박하지만 일반 송편보다 크기가 2- 3배는 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을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이 모싯잎 송편을 올해로 7년째 정성스레 빚어가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남편 김응모 사장과 그의 아내 이필남 씨다.
수십 년째 지역의 특산물이 된 이 모싯잎 송편을 만들어보겠다고 고향 마을로 돌아와 직접 모싯잎 농사를 지으며 매일 같이 송편 만드는 일에 열을 올리는 응모 씨.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주변 상권에 경쟁이 안 될 거라며 애초에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응모 씬 누구보다 땀 흘려 이 일에 매진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가 수십 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마을로 내려와 송편 빚는 일에 온 열정을 쏟아부었던 건 지난날의 사고와 그로 인한 장애의 영향이 컸다.
■ 잃어버린 1년의 기억
광주에서 자동차 관련 회사에 다니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그에게 사고가 닥친 건 40대 후반의 일이었다.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을 싣고 큰아버지께 향하던 길, 음주운전을 하던 뺑소니 차량과 충돌해 응모 씬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 후 1년, 응모 씨의 기억엔 사고 당시와 병상 생활을 했던 기억이 없다. 다리뼈가 산산이 부서졌고, 병원에서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아낸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전국의 병원을 수소문해 절단 수술만은 막아보려 노력했고 결국 다리 안쪽에 80여 개의 의료용 나사들을 박는 수술로 절단만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병원에서조차 사고 전과 같은 일생 생활은 어렵다 말했던 응모 씨의 상태.
1년여 만에 다시 의식이 돌아온 응모 씬 이 상황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혹시 자신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 아니냐 의사에게 물었을 정도였다. 사고 당시의 충격도, 병상에 누워있는 시간 또한 그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기억이었다.
■ 모싯잎 익어가는 계절
재활과 생계를 위해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부부의 고향인 영광으로 귀농을 결심했던 부부. 다시는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과 달리 응모 씬 현재 느리긴 하지만 목발 없이도 걷고, 떡을 만드는 일은 물론 직접1,700여 평의 밭농사와 함께 논농사도 함께 짓고 있다. 힘이 들어가지 않던 다리를 일으켜 세우고, 휠체어 생활을 하다, 어느새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걷기를 수십 년, 재활에 좋다는 수영까지 배워 전국체전 수영종목에 참가해 입상하는 영예도 거머쥐었다. 모두가 절망하고 힘들 거라 말했던 시기, 그의 곁엔 늘 응원하고 묵묵히 기다려준 아내가 함께였다. 명절 대목으로 한창 바쁘게 돌아가는 부부의 떡집, 그 사이 남편의 손을 끌고 아낸 오늘도 동네 수영장을 찾는다. 바쁜 것도 좋고 열심인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난날을 함께 했고 앞으로의 날들도 함께할 남편의 건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오늘도 모락모락 따끈하고 구수한 송편을 빚어내는 영광의 송편 마을, 그 안에 유난히 깨소금향 가득한 이 부부의 사연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