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다시 아빠 엄마, 뇌출혈 정규명 할아버지 65세 지체장애 2급, 허금순 할머니 66세 뇌병변 2급, 손자 7살 찬희 4살 막내 찬율이, 엄마 가출, 여수 임대아파트 노부부 소나무 353회
소나무 다시 아빠 엄마, 뇌출혈 정규명 할아버지 65세 지체장애 2급, 허금순 할머니 66세 뇌병변 2급, 손자 7살 찬희 4살 막내 찬율이, 엄마 가출, 여수 임대아파트 노부부 소나무 353회
소나무 353회 다시 아빠 엄마 2018년 8월 31일 방송
뇌출혈로 쓰러진 뒤로 오른쪽 팔다리를 못 써
여수의 한 임대아파트, 그곳에는 정규명 할아버지(65, 지체장애 2급)와 허금순(66, 뇌병변 2급) 할머니, 그리고 7살, 4살의 두 손자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4년 전 두 아이의 엄마는 가출을 해 소식이 끊어졌고, 이후 아이들의 아빠마저 집을 나가버렸는데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아빠, 엄마가 된 두 사람.
하지만 19년 전 뇌출혈로 쓰러지며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마비된 금순 할머니 역시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허리 디스크마저 심해져 이제는 바닥에 앉을 수조차 없다는데요.
이런 금순 할머니를 대신해 아이들과 집안일을 도맡고 있는 건 규명 할아버지입니다.
어린 시절 기찻길에서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잃은 할아버지는 목발에 의지한 채 모든 일을 해야 하는데요.
하루 종일 아이들을 씻기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천식 때문에 이내 가빠져 오는 숨을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기 엄마를 본 적이 없으니까... 나한테 엄마 엄마 하지 “
태어나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할머니의 품에 맡겨진 막내 찬율이에겐 금순 할머니가 진짜 엄마나 다름없는데요.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는 손자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편이 시려온다는 금순 할머니.
그런 손자에게 진짜 엄마를 보여 줄 수도 진짜 엄마처럼 모든 걸 해 줄 수도 없는 현실이 그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날로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요즘 들어 부모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는데요.
내년이면 유치원에 가야 하는 나이의 찬율이는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할 수 있는 말조차 몇 단어 되지 않는데요.
감정이 잘 표현되지 않는 탓인지 소리를 지르고 떼를 쓰는 날만 늘어갑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행동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요.
수입이 없다 보니 언어치료조차 쉽사리 받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 없이 큰 아이들이라 부족하다는 소리만큼은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노부부.
두 사람의 입는 거며 먹는 거를 살뜰히 아껴 최대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이렇게 해 줄 수 없는 것이 늘어날 때마다 부족한 할아버지, 할머니 탓인 것만 같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훌륭하게 키우고 싶은데, 훌륭하게 키울 자신이 없어요 “
그래도 힘든 현실을 견딜 수 있는 건 찬희와 찬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아픈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집안일도 거들어주는 일곱 살 찬희.
동생에겐 언제나 어른스러운 형 노릇까지 하고 있는데요.
든든한 맏이 역할을 해 주고 있는 찬희가 늘 고맙지만 너무 일찍 철이 들어 버린 것 같아 찬희의 그런 기특함 마저 아픔으로 느껴집니다.
규명 할아버지와 금순 할머니의 소원은 찬희와 찬율이가 그저 잘 먹고, 잘 웃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뿐인데요.
하지만 휠체어 없인 밖을 나갈 수 없는 노부부에게 바깥세상은 온통 장애물투성이입니다.
한참 뛰어놀고 싶을 나이의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아 줄 수도 마음껏 안아줄 수도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오늘도 미안하기만 한데요.
언제쯤 규명 씨 부부는 어린 손자들에 대한 안쓰러움과 미안함을 내려놓고 편히 웃을 수 있을까요?
규명 씨 부부가 아무 걱정 없이 손자들과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날이 너무 멀지 않았길 바라봅니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또다시 어린 손자들의 아빠, 엄마가 되어버린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